서 론
프로젝트 배경 및 개요
주요 수행 내용 및 결과
Äspö monitoring network 구축
GPS 측정 캠페인
관측 자료의 처리 및 분석
암반 블록 거동 특성화
시사점 및 교훈(lessons learned)
GPS 장기 관측에 대한 일반적인 제언 사항
GPS 관측 오류 감소 대책
이온층 편향 문제 보정
맺음말
서 론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심층처분(deep geological disposal) 개념은 사용후핵연료를 지표 생태계로부터 안전하게 격리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러가지 심층처분 방법들 중 다중방벽(multiple barrier)을 이용한 동굴처분 방식은 고준위방폐물을 밀봉하는 처분용기(canister)와 완충재(buffer) 등으로 구성된 공학적방벽 외에도, 지질학적, 수리지질학적으로 안정된 지하 심부 암반을 천연방벽으로 활용하여 고독성, 고반감기 방사성 물질이 지표 환경에 미치는 위험성을 장기간 차단, 격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e.g., Félix et al., 1996; Bäckblom et al., 2004). 즉, 암반으로 구성된 천연방벽은 공학적방벽의 기능적 수명(약 1천년 내외) 이후 핵종의 이동을 지연시키고, 그 농도를 희석할 수 있는 유일한 차폐재로서, 처분용기로부터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생태계로 도달하는 시간을 연장하고, 그 농도를 감소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Park and Ji, 2018; Na et al., 2023).
이러한 천연방벽 암반의 특성과 관련하여, 심층처분 프로그램의 사업화 단계에서 처분시스템의 종합적인 안전성을 평가하고 입증하기 위한 세이프티케이스(safety case)의 개발에는 처분부지 암반의 지질환경에 대한 장기적인 변화 가능성을 예측하고 이를 반영하는 항목이 필수적으로 포함된다. 이는 부지 암반의 잠재적인 변형, 지진 및 단층 활동, 거동(융기/침강) 등과 같은 지질환경의 변화가 천연방벽의 특성뿐만 아니라, 처분시스템 전반에 걸친 열-수리-역학-화학 등 다양한 연계 특성과 관련하여 처분시설의 장기적인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e.g., SKB, 2011; POSIVA, 2012).
암반 거동에 대한 감시 및 변화 양상 예측과 관련하여 측지학 분야에서는 GPS (Global Positioning System), GNSS (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와 같은 첨단 도구를 활용해 지각의 미세한 변형을 정밀하게 계측하고, 이를 기반으로 암반의 거동 특성을 분석하는 연구들이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e.g., Stamps and Kreemer, 2024). 그러나, 관련 분야 GNSS 상시관측이나 장단기 모니터링 기술을 이용한 기존 연구들은 지진 활동과 같은 순간적인 이벤트에 의한 지표 변형(e.g., Bos et al., 2004; Banerjee et al., 2007; Decriem and Arnadottir, 2012; Ohta et al., 2012; Özarpaci et al., 2021; Wu et al., 2024)이나, 지하수자원 개발, 인공 함양, 폐수 주입 처리에 의한 암반의 팽윤 등(e.g., Abidin et al., 2008; Argus et al., 2014; Silverii et al., 2016; Yan et al., 2019)의 자연적 지질환경 이벤트 또는 인간 활동에 따른 단기적인 거동 반응을 분석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또한, 일부 장기적인 암반 거동에 관한 연구들은 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지각 변형 속도(velocity field) 특성을 도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e.g., Beavan and Haines, 2001; Becker and O’Connell, 2001; Blewitt et al., 2016; Xiong et al., 2021; Zhao et al., 2023). 하지만 이러한 접근법들은 특정 영역, 특히 심층처분 부지와 같은 광역 블록 규모에서 장기적이고 미세한 암반의 거동을 파악하는 데에 적용하기에는 일부 한계를 갖는다. 또한, 부지선정에 있어서 중요한 지표로 고려되는 광역 단층 또는 선구조로 구분되는 광역 부지규모 암반 블록 간의 상대적인 이동, 회전, 장기적 조산운동에 의한 융기 및 침강 등의 계측의 적용에는 여전히 제약이 존재한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연구용 URL 부지선정을 시작으로 고준위방폐물 심층처분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이에 적합한 부지조사 및 평가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용 지하연구시설, 인허가용 지하연구시설, 최종처분시설로 이어지는 단계별 부지선정 과정에서, 부지 적합성 평가와 관련하여 암반의 장기적인 거동 가능성에 대한 예측 및 모니터링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처분부지 암반 및 이를 포함하는 광역 블록 규모에서 장기적인 지질환경 변화를 감시하고, 이를 반영한 미래 지질환경을 예측하는 기술이 개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심층처분 관련 주요 선도국에서 수행되었던 다양한 형태의 연구활동들을 참고 사례로 활용하여 국내 실정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도입 또는 개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본 고에서는 과거 스웨덴에서 진행된 블록 규모의 암반 거동 평가 관련 프로젝트를 살펴보고, 해당 프로젝트의 주요 연구 수행 내용, 도출된 결과, 연구 성과 및 교훈(lessons learned)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프로젝트 배경 및 개요
스웨덴은 지질학적으로 판 경계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어 지진 활동과 같은 지각 운동의 빈도가 낮은 편이지만, 후빙기 반동(post-glacial rebound) 및 판 내부 변형 등에 기인한 암반의 장기적인 거동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요인들은 처분부지의 장기적 안정성과 처분시스템의 종합적인 안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최종처분시설을 위한 위치 선정 및 설계 과정에서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작용한다.
스웨덴 고준위방폐물 관리기관인 SKB (Svensk Kärnbränslehantering AB)는 자국 내 Oskarshamn 지역에서 심층처분 관련 연구용 지하연구시설인 Äspö Hard Rock Laboratory (Äspö HRL) 부지 및 그 인근 영역에 대하여 다양한 암반 특성화 및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수행하였다(e.g., Cosma et al., 2001; Sjöberg et al., 2004; Nyberg et al., 2005). SKB의 심층처분시설 부지조사에 관한 일반 프로그램(general program) (SKB, 2001a) 및 상세조사 프로그램(site-specific program) (SKB, 2001b)에 기반하여, Äspö 연구지역에 대해 블록 규모 영역 및 경계에 전략적으로 설치된 GPS 관측소를 이용해 잠재적 변형대로 둘러싸인 암반 블록의 상대적 미끄러짐과 회전 등과 같은 비교적 느린 지각의 움직임을 관찰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이를 위해 연구대상 영역 내에 10개의 고정형 GPS 안테나 관측소를 구축하고, 2000년부터 2004년까지 11차례의 GPS 관측 캠페인을 수행하여 장기간의 측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암반 블록 간의 상대적인 이동과 변형 양상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데 GPS 기술의 활용 가능성과 한계를 분석하였다(Sjöberg et al., 2002, 2004). 연구기간 동안 2-3년 이상의 장기적인 GPS 관측을 통해 연간 1 mm 내외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주요 수행 내용 및 결과
Äspö monitoring network 구축
스웨덴 남동부 Oskarshamn 지역 내에 두 개의 잠재적인 활성 단층의 분포를 기준으로, Äspö HRL 인근 약 15×20 km2 영역에 10개소의 고정형 GPS 관측소를 구축하였다(Fig. 1). 단층으로 구분되는 세개의 암반 블록에 대하여 기반암에 고정된 기준점 위에 GPS 안테나를 설치하였으며, 인접한 각 관측소 간의 거리는 2-7 km로 다양하다(Fig. 1(b)). 각 관측소의 GPS 수신기 안테나는 그 위상 중심이 지면으로부터 약 10 cm 위에 위치하도록 설치되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중 경로(multi path) 문제로 인한 관측 품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밀하게 설계된 Drone Margolin 초크링 안테나를 사용하였다(Fig. 1(c)). 또한, 각 지점에서 관측 품질을 높이기 위해 관측선(line-of-sight) 상에 장애물이 없도록 주변의 덤불과 나무를 정기적으로 제거하였으며, 위성 신호의 가시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소한 방위각 10° 이상의 모든 방향에서 장애물이 없도록 관리되었다.

Fig. 1.
(a) Location map showing the Äspö local GPS observatories within the Oskarshamn site-investigation area and (b) schematic highlighting the 10 fixed stations across two potential active faults. (c) Photographs illustrating examples of GPS antenna installations at the stations, anchored on bedrock (Äspö and OKG sites) (modified from Sjöberg et al., 2004).
구축된 Äspö GPS 모니터링 네트워크는 스웨덴 국가 GPS 네트워크(SWEPOS, Swedish Permanent GPS Network) 내 Oskarshamn 관측소로부터 약 60 km 거리에 위치한다. SWEPOS는 스웨덴 전역에 걸쳐 설치된 고정형 GPS 관측 네트워크로써(Hedling and Jonsson, 1995), 고정밀 궤도 기준 자료 제공을 통해 GPS 관측 결과의 정밀도와 정확도를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SWPOS-Oskarshamn 관측소의 자료는 Äspö GPS 네트워크의 관측 자료 분석 및 암반 변형 해석에 있어 중요한 기준점(reference station) 역할을 수행하였다. 또한, 이를 통해 Äspö네트워크의 관측 지점들을 국제기준좌표계(ITFR, International Terrestrial Reference Frame)와 연결함으로써, 데이터 분석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향상시키고자 하였다.
GPS 측정 캠페인
1단계(2000-2002) 및 2단계(2002-2004)의 연구 기간에 걸쳐 총 11차례의 GPS 관측 캠페인을 수행하고, 장기적인 측지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모든 관측 캠페인의 수행에 있어서 정밀한 관측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정적 GPS 관측(static GPS observation) 방식을 채택하여, 최소 48 시간 이상의 장시간 데이터를 수집하여 노이즈를 효과적으로 감소시키고자 하였다. 또한, 위성으로부터 수신되는 L1 및 L2 운반파(carrier phase)에 대한 듀얼 주파수 관측을 통해 전리층 편향에 의한 영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자 하였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각 측정 캠페인은 2000년 6월부터 2004년 3월까지 걸쳐 평균적으로 연간 3회, 3-5일간 진행되었다. 현장에서 Drone Margolin 초크링 안테나와 Trimble 4000 SSE 수신기를 이용해 자료를 취득하였으며, 캠페인 별로 15초 간격, 누적 50시간 이상의 자료를 확보하였다(Fig. 2). 모든 캠페인 기간 동안 각 관측소에서는 사용된 안테나와 수신기 조합의 일련번호를 기록하여 가능한 한 동일한 장비를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였다. 이러한 반복적이고, 안정적인 관측 캠페인을 통해, 연구 지역 내 암반의 장기적인 변형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체계적으로 축적할 수 있었다.

Fig. 2.
Photographs showing field activities conducted during GPS observation campaigns, including equipment setup and data collection in the field (modified from Sjöberg et al., 2002, 2004).
관측 자료의 처리 및 분석
GPS 측정 캠페인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Bernese GPS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처리되었다. 관측 자료는 먼저 L1, L2 수신 데이터에 우선하여 전처리 되었으며, 이온층 편향(ionosphere bias)과 같은 외부 요인을 보정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이온층-프리 선형 결합(L3)를 적용하였다. 또한 이용된 소프트웨어에서 제공하는 GPS 위성의 궤도 운동, 조석 및 해수면 변동, 전리층 및 중성 대기의 전파효과 등과 같은 다양한 물리적 효과를 동시에 모델링하였다. GPS 측정 캠페인의 정밀도는 관측 자료가 모델과 얼마나 잘 일치하는지를 나타내는 표준오차를 사용하여 측정된다. 각 관측소의 좌표 반복성을 측정하여 관측 자료의 자체적인 품질을 확인하고, 관측소 내부의 일관성에 대한 주요 지표를 검증하였다. 이를 통해 각 지점에서 4년 동안 수행된 GPS 캠페인의 수평 및 수직 정밀도는 각각 약 1 mm, 3 mm 내외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수직 측정의 경우 대기 효과 등 여러 요인에 인해 수평 측정보다 그 정밀도가 낮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한, Äspö 관측 네트워크의 전체적인 해상도와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각 GPS 관측 지점에서의 개별 분석 자료들을 조합하여 공통된 기준점을 찾아가는 combined GPS 분석 기법이 적용되었다(e.g., Calais et al., 2006). 각 측정 캠페인에서의 일일 분석 결과들을 모두 결합하고, 전리층 방해, 대류권 지연 등의 다양한 외부 요인을 고려하여 수집된 관측 자료를 통합해 포괄적인 데이터 세트를 형성하였다.
관측 자료를 활용한 암반 거동에 대한 기초적인 분석은 ADDNEQ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각 관측지점 사이의 거리를 나타내는 지표인 기준선(baseline) 길이 변화 및 상대 속도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수행되었다. 기준선 변화 분석에는 각 측정 캠페인에서 취득된 자료들이 통합적으로 이용되었으며, 네트워크 내 모든 관측소 간 상대적 길이 변화가 산출되었다. 하지만, 관측된 기준선의 변화는 실제적인 암반의 미세한 변형 외에도 외부 환경 요인에 의한 오류를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관측 데이터의 정밀도와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SWEPOS-Oskarshamn 및 ITRF 기준 프레임을 참조하여 분석 결과의 일관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Fig. 3은 Äspö 네트워크 내 일부 관측소들 사이의 기준선 변화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여준다. 일부 관측소 사이에서는 기준선 길이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반면, 또 다른 일부 관측소들 간에는 미세한 길이의 변화가 관찰되었다. 10개 관측소 내부뿐만 아니라, Knip-Oskarshamn 장거리 기준선을 포함하는 총 21개 종속 기준선에 대한 길이 변화가 산출되었으며, 이들 중 Knip-Kidr, Gran-Karr, Karr-Kidr 기준선에 대해서 유의미한 변화가 추정되었다(Table 1). 이러한 관측 결과에 대해서 통계적 유의성 검정을 적용하여 기준선의 변화가 실제 암반의 변형에 의한 것인지 혹은 단순한 관측자료 노이즈에 의한 것인지를 판단하였다. 분석 결과 약 95% 신뢰 수준에서 일부 기준선의 변화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보고하였으며, 이는 국지적인 암반 블록의 이동 가능성을 시사한다.

Fig. 3.
Examples showing baseline length residuals between selected monitoring stations in the Äspö GPS monitoring network. The figures show the time series of residuals from linear trend analysis for different baselines: (a) Knip-Gran (2.2 km), (b) Knip-Kidr (4.7 km), (c) Djup-Karr (3.8 km), and (d) Gang-Karr (1.2 km) (modified from Sjöberg et al., 2004).
Table 1.
Baseline lengths change rates of the 21 dependent lines in the Äspö GPS network (modified from Sjöberg et al., 2004).
암반 블록 거동 특성화
Äspö GPS 네트워크에서 수집한 자료 및 이에 대한 분석 결과들을 기반으로 암반 블록 간의 상대적 변형 및 이동 특성을 평가할 수 있었다. Fig. 4는 각 관측소 사이 기준선 길이의 변화와 상대 속도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해석된 암반 블록의 상대적 미끄러짐과 회전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별히 유의미한 기준선 변화 속도를 보였던 관측소 사이의 암반 블록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거동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Fig. 4(a)). 특정 기준선에서 나타나는 변화(예를 들어, Knip-Kidr)는 지역적인 단층 활동 및 이에 기인한 암반 블록 간의 상대적인 이동을 암시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기준선 길이의 변화는 네트워크 내부 변형에 관한 개략적인 정보만 제공할 수 있다. 암반 블록의 상대적인 움직임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개념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각 관측소들의 이동 속도를 추정해야 한다. Fig. 4(b)는 이러한 측면에서 Äspö 네트워크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된 국지적 암반 거동 해석 결과를 보여준다. 각 관측소의 속도 벡터를 분석하여 기준선 변화의 속도와 방향성을 도출하였으며, 이를 통해 블록 단위로 암반의 주요 거동 패턴을 평가하였고, 단층을 가로지르는 미세한 이동 또는 블록의 회전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Fig. 4.
(a) Analysis of baseline changes between observation stations in the Äspö network and (b) characteristics of site motion rates interpreted by site velocity. All figures exhibit possible slips along the three blocks and rotations of two blocks (dashed-lines). The red lines mean that baselines and site movements are changed significantly.
시사점 및 교훈(lessons learned)
GPS 장기 관측에 대한 일반적인 제언 사항
이 같은 SKB의 프로젝트를 통해 지각운동 및 암반의 장기적인 거동 특성을 평가함에 있어서 GPS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입증하였다. 이러한 접근법은 고준위방폐물 심층처분 부지 암반의 잠재적인 불안정성을 탐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GPS를 비롯한 GNSS 등의 측지 기술의 장기적인 활용 및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는 여러가지 기술적, 운영적 과제가 수반 되어야 한다. 연구팀은 이 연구로부터 얻은 일련의 경험들을 기반으로, GPS 장기 관측의 설계 및 운영, 자료처리 등에 대한 여러가지 시사점 및 교훈들이 도출하였다.
먼저는 GPS 모니터링 네트워크 관측소를 운영함에 있어 고사양, 고정밀 계측 장비의 설치 및 일관된 관리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각 캠페인의 수행에 있어서 일관된 안테나 및 수신기 등의 장비 조합을 유지하여 관측 자료의 품질을 높이고자 하였다. 장기 관측 및 모니터링 측면에서 여건이 허락하는 경우 고정형 관측 시스템을 통하여 장비 교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데이터 편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유지보수 과정 중 안테나 등의 장비 교체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교체된 장비에 대한 캘리브레이션 데이터를 정확히 반영하여 관측 자료 간의 일관성을 유지하여 불일치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안테나 교체 시 위상 중심에 대한 변동을 보정하지 않으면 관측 데이터의 정확성이 크게 저하될 수 있으므로, 신중히 관리되어야 할 것이다.
암반의 미세한 변형을 지속적이고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 동안 관측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 연구에서는 최소 48시간 이상의 자료 수집을 통해 평균적인 노이즈 수준을 감소시켰다. 특별히, 장기간에 걸친 관측은 특히 태양 활동 주기 동안 이온층의 변동성이 증가할 때 관측 신뢰성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관측 캠페인의 기간 또한 이러한 외부 요인의 영향을 고려하여 설계해야 할 것이다. 누적된 GPS 관측 데이터에 대한 품질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이상치를 탐지하며, 데이터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측 자료에 대한 주기적인 품질관리와 검토 및 보완을 통해 장기 관측 결과의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GPS 관측 오류 감소 대책
현재 GPS 위성의 위치 및 궤도 정보는 IGS (International GPS Service)를 통해 매우 정밀하게 계산되어 사용자에게 제공된다. 그럼에도 GPS 관측에는 여전히 다양한 시스템적 오차 원인이 존재하여 관측 품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위성 위치와 시계의 불확실성, 대기에서의 신호 지연, 위성 경로 변화 따른 안테나 위상 중심의 편향, 신호의 다중 경로 문제 등이 이러한 원인에 해당할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오류에 의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GPS 관측 자료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체계적인 자료취득 및 품질관리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고 적용하였다.
예를 들어, 두 GPS 수신기와 두 위성 간 동시 관측 값 차이를 이용하는 이중 차분(double difference) 기법을 활용하여 위성 위치 오차, 시계 오차 등을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었다. 위성 신호가 지표로 도달하는 과정에서 대기권에서의 신호 지연을 보정하기 위해 표준 대기 모델을 적용하였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GPS 관측 자료의 정확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위성 신호의 수신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다중 경로 문제는 안테나를 반사 표면이 없는 개방된 공간에 적절히 배치하고, 정밀한 초크링 안테나를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정밀하게 설계된 초크링 안테나는 주변 환경의 반사 신호를 최소화하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Trimble Compact L1/L2 GPS 안테나의 사용보다 다중 경로에 의한 노이즈를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e.g., Jaldehag et al., 1996; Vermeer, 1997). 매 관측 캠페인을 수행함에 있어서 개별적인 안테나의 교정을 통해 안테나 위상 중심 변동 문제를 수 mm 수준으로 제어하였으며, 자료처리에서의 강제 중심 정렬 기법 등을 이용해 편심 위치에 기인한 오차 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또한, L1 및 L2 운반파 관측 자료를 이용해 해상도 문제 및 이온층 편향에 기인한 오차 발생 문제를 해결하였다.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 민간 목적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C/A (Coarse/Acquisition) 코드는 신호를 빠르게 획득하고 기본적인 위치 및 시간 정보를 제공하는데 사용되지만, 주파수 및 파장 특성에 의해 약 3 m의 해상도 수준을 가지므로, 측지학적 응용에는 부적합할 것이다. 그러나 L1 주파수(1575.42 MHz, 파장 19 cm), L2 주파수(1227.60 MHz, 파장 24 cm)의 신호를 이용하면 대략적으로 2-3 mm의 노이즈 수준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로 다른 주파수를 갖는 두 신호는 위성으로부터 지표로 도달할 때까지 동일한 전리층을 통과하지만,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에 지연 효과가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더 높은 주파수를 가지는 L1 신호는 전리층에 의한 지연 효과가 적으며, 더 낮은 주파수를 갖는 L2 신호는 상대적으로 더 큰 전리층 지연의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L1과 L2 신호의 주파수 지연 차이를 결합하여 전리층의 영향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e.g., Liu et al., 2003; Geng and Bock, 2013).
그러나 이러한 운반파 관측 기법에서도 정수 위상에 대한 모호성(integer ambiguity) 문제에 대한 해결이 필수적이다. L1, L2 운반파 기반의 거리 측정은 위성으로부터 지표의 수신기까지 신호가 몇 번의 완전한 파장(cycle)을 포함하고 있는지에 따라 계산된다. 이는 GPS 수신기가 신호를 취득할 때, 위성과 수신기 사이에 몇 번의 완전한 파장(정수)을 포함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이는 전파가 도착할 때의 부분적인 파장(분수)만 측정되기 때문이다(Hofmann-Wellenhof et al., 2001). 연구에 사용된 두 운반파의 파장은 약 20 cm 이므로, 잘못된 방향으로 모호성이 평가될 경우 관측자료의 해석에 큰 오차가 초래될 수 있다. 그러나, 15 km 이하의 기준선과 양호한 관측 조건을 갖춘 정적 관측 세션의 경우 이러한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에서는 Äspö 모니터링 네트워크의 관측소 간 거리가 5 km 내외이기 때문에, 이러한 모호성에 대한 문제는 95% 이상 해결될 것으로 판단하였다(e.g., Horemuz and Sjöberg, 2002).
이온층 편향 문제 보정
앞서 언급했듯이 GPS 신호는 위성과 수신기 사이를 이동하는 동안 이온층 내부 전자 밀도의 변화에 따라 그 속도가 지연된다. 이러한 신호 지연은 관측 정확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오차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며, 특별히 장거리 기준선에서의 경우 그 영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일반적으로 이온층의 편향은 태양의 강력한 흑점 활동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연구 기간 이전 마지막 이온층 활동 최대치는 1989-1990년에 관측되었으며, 연구 기간 동안 태양 활동이 비교적 활발하였고, 특히 2002-2003년에 걸쳐 이온층 활동이 최대치를 기록하며 GPS 신호의 변동성을 증가시켰다(Fig. 5). 10번째 GPS 측정 캠페인이 수행된 2003년 10월 28일부터 11월 1일 사이에 태양 흑점 폭발이 있었으며, 이는 GPS 측정 정확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신호의 단기적인 변동이 발생하고 사이클슬립(cycle slip) 등의 현상이 관찰되었다.

Fig. 5.
Images from the Solar and Heliospheric Observatory (SOHO) showing the intense solar activity on October 28, 2003 (10th campaign period). The largest solar X-ray flare ever recorded, classified as X28, saturated detectors on several monitoring satellites (left). On the same day, an enormous solar prominence, about 30 times of Earth, erupted from the Sun’s surface (right) (modified from Sjöberg et al., 2004).
이러한 이온층 편향 문제를 보정하기 위한 여러가지 대책을 적용되었다. 관측 자료의 처리에는 L1과 L2 운반파를 결합한 이온층-프리 선형 결합(L3)을 사용하여 이온층으로 인한 편향 문제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고자 하였다. L3 신호 값을 사용하는 경우 전리층 편향 문제를 효과적으로 제거함으로써 GPS 측정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긴 하지만, 관측 신호의 노이즈 수준은 약 3배 이상 증가한다. 따라서 장거리 기준선에서, 그리고 전리층의 편향이 큰 경우 듀얼 주파수 관측 및 결합을 통한 해석은 매우 효과적일 수 있지만, 관측지점 간 비교적 짧은 기준선에 대해서는 L3를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해석의 품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연구팀은 Äspö 네트워크 내부 관측소 간 근거리 기준선의 해석에는 L1 단독 관측 자료 및 전리층 모델을 적용하였으며, SWEPOS-Oskarhamn 관측소와 Äspö 네트워크 관측 지점 간 장거리 기준선(약 60 km)에 대해서는 L3 신호를 이용한 분석을 적용하였다. 추가적으로, GPS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표준 대기 모델 및 전리층 최적화 모델을 적용하여 이온층 및 대류권에서 예상되는 신호 지연을 보정하였다. 이 같은 시도를 통해 연구기간 동안 이온층 활동이 증가하는 시기에도 GPS 신호의 편향을 예측하고 보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또한, 장시간 정적 관측을 통한 자료 수집 및 평균화 과정을 통해 이온층 편향에 의한 단기 변동과 신호 잡음 감소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였고, 특히 이온층 활동이 활발한 시기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관측 자료 품질을 확보하는데 성공하였다.
맺음말
스웨덴 SKB에서는 자국 내 고준위방폐물 심층처분 부지조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잠재적인 암반의 거동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방법으로써 GPS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탐구하였다. 스웨덴 Äspö HRL 및 Oskarshamn 지역에서 4년에 걸쳐 장기간 수행된 일련의 GPS 관측 캠페인과 자료 분석 등을 통하여 암반 블록 간의 상대적 이동과 변형 양상을 파악하는데 GPS와 같은 측지 기술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이후 스웨덴에서는 최종처분시설의 유치가 확정된 Forsmark 지역에 대하여 처분장 위치 및 인접한 단층(Singö fault)을 포함한 부지규모에서의 정밀한 변형 모니터링을 계속해서 수행하고 있다(SKB, 2015). 이와 같이 심층처분 관련 주요 선도국들은 지난 수십 년간 부지조사 기술을 포함한 천연방벽 특성 평가 및 지질환경에 대한 장단기 모니터링 기술 개발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선례들을 통해 처분부지 암반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 기술들을 도출하고 연구개발의 방향성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심층처분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구성되고 운영되어가는 과정에 적합한 부지 선정을 위한 조사 및 특성화 단계에서도 잠재적 암반 거동에 관한 평가 및 모니터링 작업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관점에서 측지학 기술을 활용한 암반 거동 평가 기술은 처분부지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운영 중인 GNSS 상시 관측소 네트워크가 있으며, 상시 관측소 자료는 심층처분 부지의 암반 거동 및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목적에 따라 추가적인 GPS 관측 네트워크를 보다 정밀하게 구축하고, 기존 GNSS 자료를 적극적 활용함으로써 부지조사를 위한 과학적 기반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진 모니터링, 인공위성 기반 간섭합성개구레이더(InSAR)와 같은 상호 보완적인 기술을 통합함으로써 암반 거동에 대한 보다 종합적이고 정밀한 이해를 도출할 필요도 있다.
국내 심층처분 프로그램 및 관련된 다양한 사업의 진행과 관련하여 수용성과 신뢰성 확보에 필요한 기반 기술들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개발이 수행되어야 할 것이며, 더불어 다양한 모니터링 기술의 융합과 관측 시스템의 체계적인 개선을 포함하는 보다 체계적인 안정성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