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남극해는 전 지구 열염분 순환(Thermohaline Circulation)을 주도하며 기후 변화의 신호가 가장 민감하게 포착되는 해역 중 하나이다(Marshall and Speer, 2012; Rintoul, 2018). 그중에서도 로스해(Ross Sea)는 남극 저층수(Antarctic Bottom Water, AABW)의 주요 발원지로서, 이 해역의 순환 변동을 이해하는 것은 전 지구적 해수면 및 기후 변화를 파악하는 데 필수적이다(Jacobs, 2004; Orsi et al., 1999). 특히 해수면 고도(Sea Surface Height; SSH)는 해양의 열 함량(Heat Content)과 밀도 구조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상태 변수이므로, 해빙과 복잡한 지형이 혼재된 남극 연안에서 이를 고해상도로 정밀 관측하는 것은 남극 해양 물리 과정을 규명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해수면 변화는 연안에 설치하는 조위계(Tide Gauge)를 통해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으나, 남극 해역은 광활한 면적과 더불어 해빙(Sea Ice)이나 빙산(Iceberg) 등으로 인한 지리적·환경적 제약으로 현장 접근 및 장비 운영이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 1991년 이후 수십 년간 위성 레이더 고도계(Satellite Radar Altimetry)가 해수면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신호 처리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위성 고도계의 관측 방식 또한 비약적으로 진보하였다. ERS-1/2, Envisat 등으로 대표되는 초기의 펄스 제한(Pulse-limited) 방식은 전송된 펄스의 시간 길이를 이용해 유효 관측 반경(Footprint)을 결정한다. 이 방식은 전 지구 해수면 변화 관측에 크게 기여하였으나, 수 km (약 2–10 km)에 달하는 넓은 관측 반경을 가지기 때문에 해안선이 복잡하거나 얼음이 많은 연안 지역에서는 비해수면 반사 신호와의 간섭이 발생하여 정확한 해수면 변동을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International Altimetry Team, 2021; Yang et al., 2012).
이후 위성 궤도 진행 방향의 도플러 효과를 이용하는 지연–도플러(Delay-Doppler) 처리 기법, 즉 SAR (Synthetic Aperture Radar) 처리가 도입되면서 궤도 진행 방향(Along-track) 해상도를 약 300 m 수준까지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Raney, 1998). 이 기술은 2010년 발사된 유럽우주국(ESA)의 CryoSat-2 위성에 탑재된 SIRAL (SAR Interferometric Radar Altimeter)을 통해 최초로 구현되었으며, 이후 Sentinel-3 (2016~)와 Sentinel-6 (2020~) 등에 계승되어 해빙과 연안 지역 관측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SAR 모드 역시 교차 방향(Cross-track)으로는 여전히 펄스 제한 방식에 의존하므로, 고도 산출에 관여하는 반사면의 폭이 수 km에 달해 해상도 측면의 오차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했다. 이는 특히 내륙 빙하나 남극 연안과 같이 지형 경사가 급한 지역에서 반사 지점을 교차 방향으로 특정하지 못해 발생하는 경사 오차(Slope-induced error)의 원인이 되어 관측 정확도를 저하시킨다(Brenner et al.,1983).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CryoSat-2는 두 개의 안테나를 활용하는 SARIn (SAR Interferometric) 모드를 함께 운용하고 있다. SARIn 모드는 두 안테나에서 수신된 반송파의 위상차(Phase Difference)를 측정하여 하부로부터 위성에 도달하는 신호의 입사각을 정밀하게 산출한다(Wingham et al., 2006). 이 과정에서 하부 반사점의 교차 방향 위치를 정확히 결정함으로써 지형 경사에 의한 오차를 효과적으로 보정할 수 있다. CryoSat-2의 SARIn 모드는 높은 전력 소모와 데이터 처리량으로 인해 통상적으로 빙상 가장자리나 산악 빙하와 같이 지형 기복이 심한 지역에 국한하여 운용된다. 그러나 현재 설정된 지리적 관측 모드 마스크(Geographical Mode Mask)는 로스해 연안의 폴리냐(Polynya) 해역을 포함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해당 구역은 해빙이 우세한 해양 지역이므로 평탄한 표면에 최적화된 SAR 모드로 운용되는 것이 타당하나, 모드 마스크의 경계가 보수적으로 설정된 덕분에 역설적으로 이 해역에서 고해상도의 SARIn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게 되었다.
로스해는 연중 대부분 해빙으로 덮여 있으나, 남반구 하계(Austral Summer, 12월~2월)에는 수온 상승과 강한 대륙 활강풍(Katabatic wind)의 영향으로 광범위한 폴리냐가 형성된다(Fig. 1). 폴리냐 형성 이후에는 주변부를 둘러싸는 해빙에 의해 외해로부터 유입되는 파랑 등의 영향이 감소하므로, 위성 고도계를 활용하여 극지 해역 관측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남극 로스해 폴리냐 해역을 대상으로 CryoSat-2 SARIn 모드 자료를 활용하여 해수면 고도를 산출하고 그 시공간 변동성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아울러 산출 결과를 정밀 지오이드 모델 및 기존 해수면 변화 관측 자료와 비교·검증함으로써, 남극 연안 및 폴리냐 환경에서 고해상도 해수면 모니터링의 실효성과 그 한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자료 및 연구 방법
연구 자료
CryoSat-2 위성 고도계 자료
본 연구에서는 로스해의 해수면 고도 산출을 위해 ESA에서 제공하는 CryoSat-2 SARIn 모드의 Level-2 Baseline-E GOP (Geophysical Ocean Product) 자료를 사용하였다. 자료는 ESA의 CryoSat-2 위성 데이터 배포 서버(science-pds.cryosat.esa.int) 에서 유저 등록 후 무료로 접근 가능하다. ESA의 기술 문서(ESA, 2021)에 따르면, Baseline-E 버전은 위성 자세(Attitude) 제어 정보, 특히 롤 각(Roll angle)의 정밀도가 향상되었으며, 최신 해양 조석 모델(FES2014b)을 포함한 고정밀 지구물리 보정 항들이 적용되어 극지 연안 해역에서의 고도 산출 정확도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분석 기간은 위성 관측이 시작된 2010년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이나, 후술될 해빙 관측 자료를 참고하여 폴리냐가 열리는 각 년도의 12월부터 2월까지의 데이터만을 활용하였다. 자료는 남극 극 평사 투영 좌표계(Polar Stereographic Coordinates; 기준 위도 71°S, 기준 경도 0°E)를 기준으로 로스해 영역(x: 0~200 km, y: –1600~–1400 km)에 해당하는 궤적 자료를 추출하였다.
보조 자료
CryoSat-2 위성 고도계 자료 외에도 연구 지역 선정과 데이터 검증을 위해 다양한 보조 자료를 활용하였다. 먼저 해빙 분포를 파악하여 최적의 연구 대상지를 선정하기 위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GCOM-W1 위성에 탑재된 AMSR2 (Advanced Microwave Scanning Radiometer 2) 센서 기반의 일일 해빙 농도(Sea Ice Concentration, SIC) 자료를 사용하였다. AMSR2는 기존 AMSR-E 센서의 후속 임무로 2012년부터 운용되고 있으며, 직경 약 7.3 m의 대형 안테나를 탑재하여 공간 해상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독일 브레멘 대학(University of Bremen)에서 제공하는 고해상도 해빙 농도 산출물을 사용하였다. 이 자료는 ASI (Artist Sea Ice)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며, 고주파 대역(89 GHz)에서 해수면과 해빙 간의 편파(Polarization)에 따른 밝기 온도(Brightness Temperature) 차이를 이용하여 극지방에서 최소 3.125 km의 정밀한 격자 해상도를 제공한다(Spreen et al., 2008).
또한 CryoSat-2해수면 고도 관측의 공간 아노말리를 비교하기 위해 EGM2008 (Earth Gravitational Model 2008) 지오이드 모델(Pavlis et al., 2012)을 활용하였다. EGM2008 은 미국 국립지리정보국(NGA)에서 개발한 고해상도 지구 중력장 모델로, 약 9 km의 공간 해상도로 전 지구 지오이드 높이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산출된 해수면 고도 변화의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Copernicus Marine Service (CMEMS)에서 제공하는 재처리된 격자화 해수면 아노말리(Gridded Sea Level Anomaly) 자료(SEALEVEL_GLO_PHY_L4_MY_008_047)를 활용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의 대상 지역인 로스해 폴리냐 해역에서의 데이터 구성에는 중요한 차이가 존재한다. CMEMS의 전 지구 해양 데이터는 CryoSat-2의 LRM 및 SAR 모드 자료만을 입력값으로 사용하는데, 로스해 연안 및 폴리냐 지역은 CryoSat-2의 지리적 모드 마스크(Geographical Mode Mask)에 의해 SARIn 모드로만 관측이 수행되는 지역이다. 따라서, CMEMS 데이터 생성 과정에서 이 지역의 CryoSat-2 관측 값은 사실상 배제되어 있다. 또한, CMEMS자료의 입력값으로 사용되는 Jason 계열 위성들은 궤도 경사각의 한계로 인해 남위 66도 이상의 고위도를 관측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 지역의 CMEMS 격자 자료는 CryoSat-2와 Jason 계열 위성을 제외한, 주로 Sentinel-3A/B와 Saral/AltiKa 등 고위도 관측이 가능한 일부 위성의 자료만이 반영된 결과로 간주할 수 있다. 이는 본 연구가 수행한 CryoSat-2 SARIn 모드 독자 처리 결과와 CMEMS 자료 간의 차이를 해석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자료 처리 전략 및 신호 특성
연구 대상인 로스해 폴리냐는 남반구 하계에 광범위한 개방 수면(Open water)이 형성되지만, 해류나 바람에 의해 유입되는 표류 해빙(Sea Ice)과 빙산(Iceberg)이 혼재하여 해수면 고도 산출의 정확도를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해수면 변동을 정밀하게 관측하기 위해서는 폴리냐 내의 순수 해수면과 얼음(해빙 및 빙산)의 반사 신호를 명확히 식별하고 분리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해빙 사이의 좁은 수로(Lead)와 같이 평탄한 수면은 레이더 신호를 거울 반사(Specular reflection) 형태로 위성에 반송시켜, 높은 후방산란계수(Backscatter Coefficient, )와 뾰족한 파형(=높은 펄스 첨도, Pulse Peakiness, PP)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본 연구 지역인 로스해는 대륙에서 불어오는 강한 활강풍의 영향으로 파고가 높고 수면이 거칠어, 레이더 신호의 난반사(Diffuse scattering)가 우세하게 발생한다. 이로 인해 로스해의 개방 수면에서 관측되는 파형은 뭉툭하게 퍼지며 상대적으로 낮은 PP와 값을 갖는다. 반면, 해빙이나 빙산은 표면 거칠기에 따라 다양한 신호 특성을 보이나, 하계에서 동계로 전환되는 시기에 형성되는 살얼음(Nilas)이나 얇은 해빙은 바다보다 더 강한 거울 반사 특성을 나타내어 비정상적으로 높은 PP와 값을 유발할 수 있다(Drinkwater, 1991; Laxon et al., 2013; Peacock and Laxon, 2004).
결과적으로 위성 고도계 데이터에서 순수 해수면과 얼음을 구분하기 위해 선행 연구들의 이론적 기준을 일괄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실제 관측 데이터의 통계적 분포 특성을 반영한 경험적 임계 값 설정이 요구된다(e.g., Wernecke and Kaleschke, 2015). 이에 대한 구체적인 변수 별 특성 분석 및 필터링 기준 설정 과정은 다음 장에서 제시한다.
결과 및 토의
위성 관측 결과
Fig. 2(a)는 별도의 필터링 과정을 거치지 않은 2013년 남반구 하계(1월, 2월, 12월)의 CryoSat-2 해수면 고도 공간 분포를 보여준다.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폴리냐 내부에는 주변 해수면과 구별되는 뚜렷한 공간적 아노말리가 나타난다. 특히 국지적으로 수 m 이상 급격하게 변화하는 고도 값들이 관찰되는데, 이는 해빙이 융해되는 여름철에도 여전히 잔존하는 유빙이나 빙산에 의해 반사된 신호가 해수면 고도로 오인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러한 이상치(Outlier)들은 실제 해수면의 역학적 고도가 아닌 반사체 고유의 표면 특성 차이에서 기인한 잡음(Noise)이므로, 신뢰할 수 있는 해수면 변화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데이터 선별 과정이 필수적이다.

Fig. 2
Spatial distributions of CryoSat-2 observations in the Ross Sea Polynya during the austral summer (January, February, and December) of 2013. The red circles indicate representative observation points that are removed through filtering. (a) Unfiltered Level-2 Sea Surface Height (SSH). Note the presence of high-amplitude outliers attributed to sea ice and icebergs. (b) Pulse Peakiness (PP). (c) Backscatter Coefficient (). (d) Filtered SSH after applying validity thresholds (6 < PP < 10 and < 18 dB).
오차의 원인 파악을 위해 PP와 의 공간분포를 확인하였다. 먼저 PP (Fig. 2(b))의 경우, 폴리냐 내부의 개방 수면 대다수에서 10 이하의 낮은 값을 나타냈다. 이는 폴리냐 내 강한 바람에 의해 생성된 파도가 해수면을 거칠게 만들어 레이더 펄스를 산란시키고, 결과적으로 파형을 무디게 만들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면, PP가 5 미만으로 과도하게 낮거나 위성의 관측 반경(Footprint) 내 표면 상태가 불균질한 지점들에서는 고도 오차가 급증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는 파고가 매우 높아 파형이 심하게 왜곡되었거나, 표류하는 빙산 등 복잡한 표면에서의 반사로 인해 고도 산출 정확도가 저하된 것으로 추정된다.
(Fig. 2(c))의 경우, 대부분의 영역에서 거친 해수면의 특징인 15 dB 미만의 값을 나타낸다. 그러나 일부 궤적(Track)에서는 20 dB 이상의 매우 강한 반사 신호가 관측된다. 이는 여름철이 끝나가는 2월의 수온 저하로 인해 해수면 위에 얇고 매끄러운 살얼음(Nilas)이 형성되면서, 레이더 신호가 마치 거울처럼 반사되는 정반사(Specular reflection)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이러한 고반사 신호는 해수면 고도 산출 시 높은 편향(Bias)을 유발할 수 있다(Peacock and Laxon, 2004).
따라서 순수한 해수면(Rough Ocean) 신호만을 추출하기 위해 연구 지역의 관측자료의 특성을 반영한 경험적 임계값(6 < PP < 10, < 18 dB)을 적용하였다. Fig. 2(d)는 해당 기준을 적용하여 이상치를 제거한 후의 해수면 고도 분포를 보여준다. 필터링 전(Fig. 2(a))에 관찰되던 무작위적인 잡음이 효과적으로 제거되었으며, 로스해의 전반적인 해수면 굴곡과 순환 패턴이 공간적으로 부드럽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교차 검증
Fig. 3(a)는 Fig. 2에서 도출된 임계값을 전체 분석 기간인 2010년부터 2025년까지의 여름철(12월–2월)로 확장 적용하여 산출한 해수면 고도 아노말리 분포이다. 필터링된 고도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이를 지구 중력장 모델인 EGM2008 지오이드 자료와 비교 분석하였다. 비교를 위해, EGM2008 데이터를 위성 관측 지점과 동일하게 리샘플링하였다. EGM2008 지오이드 아노말리(Fig. 3(b))는 해류나 대기압 등 외부 요인에 의한 단기적 변동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지구 내부 질량 분포에 의한 중력 등포텐셜면을 나타낸다. 관측된 해수면 고도(Fig. 3(a))와 EGM2008 (Fig. 3(b))을 시각적으로 비교했을 때, 연구 지역 내에서 해수면의 공간 구배 및 주요 굴곡 형상이 매우 유사하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본 연구에서 산출된 SSH가 지구물리학적 기대치와 부합할 뿐만 아니라, CryoSat-2 가 해수면 고도를 매우 정밀하게 산출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Fig. 3
(a) Spatial scatter plot of SSHs from CryoSat-2 SARIn mode during the austral summers in 2010-2025. (b) EGM2008 geoid heights resampled to match the satellite footprint locations. (c) Scatter plot comparing EGM2008 geoid heights against observed CryoSat-2 SSHs. The black dotted line indicates the 1:1 relationship. The blue line shows the linear regression (1st order polynomial fit) result after excluding observations above the geoid model. Corresponding statistical values (β, R2, and RMSE) are displayed. (d) SARIn mode SSHs after removing outlier based on (c).
정량적인 검증을 위해 EGM2008 지오이드 고도를 x축으로, 필터링된 CryoSat-2 관측 고도를 y축으로 하는 산점도 분석을 수행하였다(Fig. 3(c)). 공간 분포도에서는 식별이 어려웠던 미세한 이상치들이 산점도 분석을 통해 추가로 확인되었다. 분석 결과, 전체 데이터는 지오이드 모델을 기준으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두 개의 군집을 형성하였다. 대다수(약 99.7%)의 관측값은 모델보다 약 1.68±0.33 m (95% 신뢰구간) 낮은 고도에 분포하는 주 군집을 형성한 반면, 소수(약 0.3%)의 데이터는 오히려 모델보다 약 0.56±0.44 m (95% 신뢰구간) 높게 분포하여 주 군집과 약 2.2 m의 격차를 보였다. 이러한 높은 고도 값을 갖는 이상치들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시공간적으로 무작위한 분포를 나타냈다. 이는 SARIn 모드의 위상 모호성(Phase Ambiguity) 문제나, 자동 리트래킹 알고리즘의 오작동에서 기인한 오차로 추정된다. 비록 그 수는 적으나, 이러한 이상치는 비교 분석 및 추후 진행될 해수면 고도 변화 산출에 정확도를 떨어뜨린다. 따라서 이상치를 제거하여 정제된 자료를 얻었다(Fig. 3(d)).
이상치를 제거한 후, 잔차(Residuals)와 EGM2008 모델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매우 강한 양의 선형 상관관계를 보였다(Fig. 3(c)의 파란 실선). 산출된 선형 트렌드(β)는 1.03±0.00, 결정 계수(R2)는 0.98 로 산출되어 데이터의 높은 신뢰도를 확인하였다. 한편, 데이터 전반에 걸쳐 관찰되었던 약 1.68 m의 계통적 편차는 아마도 위성 관측이 연구 지역의 대규모 동적 해수면(Dynamic Sea Level)특성을 정확하게 관측된 결과로 해석된다. 남반구의 강한 편서풍에 의한 남극 순환류(ACC)와 고밀도 해수의 영향으로 인해 연구 해역의 실제 동적 해수면은 지오이드보다 약 1.5~2.0 m 낮게 형성되는데(Andersen and Knudsen, 2009; Griesel et al., 2012), 본 연구의 관측 결과는 이러한 물리적 현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위성 관측과 모델 간 정밀 비교를 위해 앞서 관찰된 약 1.68 m의 계통 오차를 모든 위성 관측점에 걸쳐 추가로 보정한 뒤, 위성 관측과 모델 간 차이를 산출하였다(Fig. 4(a)). 이는 Fig. 3(c)에서 보였던 선형 관계를 벗어나는 잔차 성분들의 공간 분포를 강조하고 있으며, 지오이드가 형성하는 거시적인 공간 패턴에 가려진 센티미터 규모의 잔차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이 중, 무작위 잡음 성격의 잔차들은 CryoSat-2 Level-2 데이터에 적용된 지구물리 보정 모델의 불확실성이나 관측 오차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잔차 공간 패턴의 경향성을 확인하기 위해, 5 km 격자마다 각 격자 내 데이터들의 중앙값(median)을 계산하였으며, 이는 Fig. 4(b)에 제시되어 있다. 그 결과, 일부 공간 패턴은 연구 대상지역의 지오이드의 공간 패턴(e.g., Fig. 3(b))과 상관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크기는 최대 약 20 cm에 달했다. 이러한 편차는 EGM2008 구축 당시 남극 해역 관측 데이터 상의 한계에서 비롯될 수 있다. 해양에서의 EGM2008은 중력위성(GRACE 등)과 함께 위성 고도계 관측이 반영되어있다 (Pavlis et al., 2012). 그러나 위성 중력계의 경우 해상도가 300 km 이상에 달하며 국소적인 지오이드 아노말리를 분해하기 어려우며 위성 고도계 또한 과거 펄스 제한 방식(Pulse-limited) 고도계 자료들이 대거 반영되어, 국소적인 해역에서 관측 정확도가 낮거나 데이터 공백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EGM2008 모델이 이 지역의 지오이드 형상을 일부 과소추정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 외 잔여 패턴은 계절적 담수 유입과 열팽창 효과 같은 밀도 변화, 그리고 해류 변화에 의한 동적 해수면 변동(Dynamic Sea Level Change) 등 다양한 물리적 현상으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본 연구의 관측이 남극해 폴리냐 환경에서 물리적인 특성을 잘 반영하며, 해수면 고도의 국소적 공간 아노말리를 잘 분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해수면 변화
앞선 분석을 통해 CryoSat-2 SARIn 모드 자료가 로스해 폴리냐의 국지적인 지오이드 굴곡을 효과적으로 분해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으로 연구 지역에서 시간 변화에 따른 해수면 변동 특성을 조사하였다. 일반적으로 위성 고도계가 관측한 해수면 고도()는 국소적 지오이드(), 장기간의 평균적인 해양 순환에 의한 역학 고도(Mean Dynamic Topography, ), 그리고 시공간적 해수면 아노말리(Sea Level Anomaly, )의 합으로 표현된다.
여기서 는 시간에 따라 변동하는 성분인 반면, 과 는 시간적 변동이 없는 상수항으로 간주된다. 위성 관측은 불규칙한 궤적을 따라 수행되므로, 각 관측 지점마다 상이한 과 값을 갖게 된다. 따라서 이를 적절히 제거하지 않을 경우, 공간적 위치 차이가 마치 시간적 해수면 변동인 것처럼 오인되는 알리아싱(Aliasing) 오차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전체 관측 기간(2010–2025) 동안 수집된 자료를 5 km 격자로 분할한 뒤, 각 격자내 관측 포인트들의 중앙값을 산출하여 이를 해당 지점의 평균 해수면(Mean Sea Surface, )으로 간주하였다. 동일한 방식으로 각 연도별 남반구 여름철(전년도 12월 ~ 당해 2월)의 격자별 중앙값을 산출하여 연도별 해수면 고도()를 생성하였다. 최종적으로, 각 격자에서 연도별 해수면 고도와 평균 해수면의 차이를 계산함으로써, 순수한 해수면 아노말리 성분()을 산출하였다. Fig. 5(a)~5(c)를 통해 이러한 산출 과정의 예시그림을 제시하였으며, 각각 (a), (b), (c)의 공간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Fig. 5(d)의 빨간선은 연구 지역에서 산출된 연평균 해수면 아노말리의 시계열(남반구의 여름철)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5년 간 최대 60 mm 의 변동폭이 관찰되었으며, 총 해수면 변화 트렌드는 1.1±2.2 mm/year로 나타났다. 산출된 로스해 폴리냐의 해수면 고도 아노말리(SLA)의 시계열적 변동성을 검증하기 위해, 이를 대표적인 전 지구 해양 데이터인 CMEMS (Copernicus Marine Service)의 다중 위성 고도계 관측 기반 격자 자료(Gridded L4 Product)와 비교 분석하였다. Fig. 5의 파란선은 산출된 CMEMS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으며, 전반적인 계절적 변동 주기와 연간 변동성(Inter-annual variability)은 서로 R=0.63의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CMEMS 해수면 고도 아노말리는 관측기간동안 0.0±2.2 mm/year로 산출된 연평균 해수면 아노말리와 통계적으로 구분하기 어려우며 매우 작은 추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위성기간 관측된 전 지구 해수면 상승률(3.3±0.4 mm/year)과 구분되는 모습을 보인다(Hamlington et al., 2024). 이는 연구해역이 남극 연안에 위치해 있어 빙하 소실로 인한 중력 변화와 지각 변형효과에 영향을 받아 해수면 상승률이 공간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해수면의 상승과 하강폭을 나타내는 진폭(Peak-to-peak Amplitude)이 두 자료 간에 매우 유사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본 연구에서 적용한 SARIn 모드 데이터 처리 및 필터링 과정이 물리적으로 타당하며, 로스해의 거시적인 해수면 변동을 매우 잘 포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Fig. 5
(a) Gridded mean Sea Surface Height (SSH) for the year 2014 (averaged from December 2013 to February 2014). (b) Mean Sea Surface (MSS) averaged over the entire study period (2010–2025). (c) Spatial distribution of Sea Level Anomaly (SLA), calculated as the difference between (a) and (b). (d) Time series of sea level changes. The red line represents the CryoSat-2-derived SLA from this study, while the blue line indicates the SLA obtained from the CMEMS gridded product.
그러나 시계열의 세부적인 거동에서는 약간의 편차가 관찰되었다. 이러한 불일치는 주로 두 자료의 생성 방식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우선 CMEMS 해수면 변화는 1993년부터 시작된 장기간(1993–2012)의 평균 해수면을 기준으로 아노말리를 산출하는 반면, 본 연구는 관측 기간인2010년부터 2025년까지의 평균을 제거하여 산출하였다. 이러한 평균장의 차이는 위성 궤도 관측과 더불어 추가적인 알리아싱 오차를 유발하여 편차를 생성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CMEMS L4 데이터는 여러 위성의 자료를 시공간적으로 보간 및 평활화하여 생성되는데, CryoSat-2를 제외한 다른 위성들은 궤도 간 간격이 상대적으로 커서 데이터 공백이 많아, 남극 연안의 국지적이고 급격한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본 연구의 결과는 로스해 폴리냐 내부에서 획득된 고해상도 SARIn 모드 관측 자료를 직접 사용하여 산출했으므로, 모델 기반의 격자 자료가 놓칠 수 있는 폴리냐 내부의 단기 해수면 변동을 보다 정밀하게 포착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산출된 해수면 변화는 기존 전 지구 모델이 갖는 극지방 해수면 복원의 한계를 보완하고, 로스해의 상세한 해양 순환 및 담수 유입 효과 등 물리적인 특성 변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보다 정확도 높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결 론
본 연구에서는 남극 로스해 폴리냐 해역에서 획득된 CryoSat-2 SARIn 모드 자료를 분석하여, 해빙과 개방 수면이 혼재하는 복잡한 연안 환경에서도 위성 고도계가 해수면 변동을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SARIn 모드는 다른 모드에서 제공하지 않는 남극 해안에 최근 근접한 관측으로서, 해양 순환 변동 관측을 위성 원격탐사자료로 보강하는 데에 추후 활용될 수 있다. 또한 펄스 첨도(PP)와 후방산란계수()의 공간 분포에 기반한 경험적 필터링 기법은 해빙이나 빙산에 의한 오염 신호를 제거하고 순수 해수면 신호를 선별하는 데 있어 높은 타당성을 보였다.
이러한 정밀 분석 과정에서 전체 데이터의 약 0.3%가 모델 대비 비정상적으로 높은 고도 값을 갖는 현상이 관찰되었는데, 이는 SARIn 모드의 위상 모호성 처리나 리트래킹 알고리즘의 한계에서 기인한 계통적 오차로 추정된다. 이는 향후 극지 해역의 해수면 복원 시, 단순한 통계적 처리뿐만 아니라 기기적 특성을 고려한 정교한 데이터 선별 과정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선별된 위성 관측 자료는 극한 지역 해수면의 공간적인 분포 뿐 아니라, 시간에 따른 변동까지 효과적으로 포착하여, 추후 남극 연안의 밀도 변화 및 해양 순환을 간접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원격 탐사 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선별된 위성 관측 자료와 EGM2008 지오이드 모델 간의 잔차 분석은 위성 관측의 자체적인 오차 특성을 파악하는 것을 넘어, 기존 지구물리 모델이 로스해 연안에서 가질 수 있는 국지적 오차 및 과소추정 가능성을 상호 검증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본 연구에서 정립된 간섭계(Interferometry) 기반의 데이터 처리 및 검증 방법론은 향후 유럽 항공우주국에서 발사 예정인 CRISTAL 위성 고도계 및 현재 운용 초기 단계인 SWOT 위성의 KaRIn 센서 데이터 활용을 위한 전초 연구로서도 활용될 수 있다. 차세대 위성들이 제공할 고해상도 광폭 관측 자료와 본 연구에서 정립된 분석 체계가 결합된다면, 남극 연안의 미세한 해수면 변동과 해양 순환 기작을 규명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