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남극 빙저호는 수백만 년 동안 대기 및 지표 환경과 차단된 상태로 최대 수천 미터 두께의 빙하 아래 물이 고여 있는 호수로 극한의 남극 환경(저온, 고압, 어둠 등)에서 오랜 시간 동안 고립되어 왔기 때문에 과거 지구의 기후 변화에 대한 기록을 보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Bentley et al., 2009; Hodgson et al., 2009; Siegert, 2000). 특히 호수 퇴적물에는 과거의 남극 기후조건, 빙하 활동, 그리고 대기조성에 대한 과학적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이를 통해 과거의 기후 패턴을 재구성하고 현재와 미래의 기후변화를 예측하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Bentley et al., 2009; Priscu and Christner, 2003; Smith et al., 2009). 또한 빙저호는 저온 고압 환경에서 고립된 형태의 환경적 특성에 따라 독특한 생태계를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과학적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남극의 대표적인 빙저호로 알려진 보스토크 호수에서는 미생물 생명체의 흔적이 발견된 바 있으며 이는 극한 환경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Siegert, 2000; Siegert et al., 2003). 이러한 연구는 생명체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Priscu et al., 1999).
남극 위성 관측 자료 분석을 통해 400개 이상의 빙저호가 데이비드 빙하를 포함하여 남극 전역에 분포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Livingstone et al., 2022; Wright and Siegert, 2012). 앞서 기술한 빙저호를 대상으로 하는 고기후 혹은 생물학적 연구를 위해서는 빙저호 퇴적물, 생물 시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수 백 내지는 수 천 미터에 달하는 두께의 빙하에 시추공을 시공, 이를 통해 퇴적물 및 생물 등의 시료 채취가 진행되어야 한다. 이에 앞서 성공적인 시추를 위해서는 대상인 빙저호의 구조와 퇴적층 분포를 사전에 파악하여야 하며 이를 위한 지구물리탐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빙저호 시추 위치 선정을 위한 지구물리탐사는 탄성파 탐사이며, 이에 앞서 위성 관측 자료 분석과 레이더 탐사가 선행된다. 위성 관측 자료 분석을 통해 빙저호로 해석된 구역은 항공 혹은 육상 레이더 탐사를 통해 빙하의 두께 측정, 호수의 확인 등 빙저호 규모와 구조를 광역적으로 파악하는 단계를 거친다(Lindzey et al., 2020; Rutishauser et al., 2021; Yan et al., 2022). 레이더 탐사를 통해 빙저호의 존재와 구조적 정보가 확인되면, 이를 바탕으로 정확한 호수의 수심과 퇴적층을 확인하고 시료 채취를 위한 최적의 시추 위치를 선정하기 위해 정밀 탄성파 탐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남극은 극한의 추위와 강풍 같은 기후적 환경, 접근성과 교통수단의 제약, 그리고 크레바스(crevasse; 빙하의 표면에 생긴 깊게 갈라진 틈) 등 지형적 위험 요소로 인해 육상 접근이 매우 어렵고, 물자 공급도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까지 빙저호에 대한 직접적인 탄성파 탐사가 수행되어 빙저호의 수심과 퇴적구조 등이 밝혀진 빙저호 케이스는 CECs (Brisbourne et al., 2023), Ellsworth (Woodward et al., 2010), Rutford Ice Stream (King et al., 2004), South Pole (Peters et al., 2008), Vostok (Filina et al., 2008), Whillans (Horgan et al., 2012) 등 남극 내륙 내 몇 개 지점에 불과하다.
극지연구소는 2014년 2월 남극 대륙 동부 로스해 연안 테라노바만에 장보고 과학기지를 건설, 남극의 기후변화와 지질 및 지구과학, 해양, 천문 및 우주과학 등 다학제 남극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위성 관측 자료 분석에 따르면, 장보고 과학기지 인근 데이비드 빙하에는 총 6개의 빙저호(D1~D6, Fig. 1)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mith et al., 2009; Wright and Siegert, 2012). 그 중 D2 빙저호는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직선거리로 약 270 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여기까지는 K 루트 사업을 통해 육상 접근로가 개척되어 있어 탐사 및 캠프 구축에 필요한 장비와 대량의 물자 수송이 육로를 통해 가능하다. 극지연구소는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를 기반으로 헬리콥터를 활용해 2016/17 남극 하계 기간 D1, D2 빙저호를 대상으로 제1차 광역 항공 레이더 탐사를, 2018/19 남극 하계 기간에는 D2 빙저호를 대상으로 제2차 정밀 레이더 탐사를 실시하였다. 헬리콥터 기반의 항공 레이더 탐사 결과, D2 빙저호 지역에서 빙하 하부 약 2.3 km 깊이에 상당한 규모의 빙저호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빙하와는 달리 물에서는 라디오파가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빙저호의 정확한 수심, 지형, 퇴적층 구조 등 시추 위치 선정을 위한 세부 정보를 얻어 낼 수 없었다.

Fig. 1.
Locations of subglacial lakes D1–D6 beneath the David Glacier, Antarctica. The background image is the Landsat Image Mosaic of Antarctica (Bindschadler et al., 2008).
궁극적으로 빙저호 연구 수행을 위해서는 시료 확보를 위한 열수시추가 진행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빙저호 호수의 퇴적층 구조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를 기반으로 최적의 시추 위치가 선정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수 킬로미터 빙하 하부에 위치한 호수의 자세한 구조와 특성 그리고 퇴적층 구조를 정확히 파악해 낼 수 있는 탄성파 탐사가 필요하다(Brisbourne et al., 2023). 극지연구소에서는 이미 확보된 남극 내륙 진출 루트 (K루트)를 통해 데이비드 빙하 D2 빙저호 지역에 탐사물자를 보급하고 캠프를 구축, 2019-20시즌(광역 탄성파 탐사)과 2021-22시즌(정밀 탄성파 탐사) 동안 두 차례에 걸쳐D2 빙저호를 대상으로 탄성파 탐사를 진행하였다.
이 논문에서는 남극 데이비드 빙하지역 내 D2 빙저호 연구에 활용할 시료채취를 위한 열수시추 후보지 선정을 목적으로 수행한 다중채널 탄성파 탐사의 방법과 과정, 그리고 이에 대한 초기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남극 데이비드 빙하 빙저호 D2
동남극 빅토리아 랜드에 위치한 데이비드 빙하는 남극 고원에서 바다로 빠르게 흐르는 주요 빙하 중 하나로 Dome C (S75.085°, E123.276°)와 Talos Dome (S72.767°, E158.772°)에서 시작하여 로스해로 흘러간다(Fig. 1). 하류 끝에는 드라이갈스키 빙설(Drygalski Ice Tongue)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Rignot et al., 2019). 데이비드 빙하의 평균 표면 질량 수지는 1979년부터 2008년까지 7.5 ± 0.4 Gt/y이었고, 방출량은 1979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9.7 Gt/y에 이르렀다(Rignot et al., 2019; Frezzotti et al., 1998, 2000). 이는 표면 질량 수지보다 더 많은 양의 빙하가 방출되고 있으며 데이비드 빙하가 해수면 상승에 기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여기서 빙저호는 빙하의 마찰력을 감소시켜 해수면으로의 방출을 가속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Bell et al., 2007; Stearns et al., 2008; Winsborrow et al., 2010).
극지연구소는 본래 빙저호 시추계획 이전부터 데이비드 빙하의 흐름과 빙저호 간의 상호작용 규명을 위해 관련 연구를 시작한 바 있다. 데이비드 빙하 지역에서는 총 6개의 빙저호(D1~D6)가 ICESat-1 위성 고도계 관측을 통해 발견되었다(Smith et al., 2009; Wright and Siegert, 2012). 발견된 데이비드 빙하 D1, D2 빙저호는 빙하 하류에 위치하고 있어 로스해 연안에서부터 접근성이 비교적 용이하다. 반면 D3~D5 빙저호는 빙하 중류, D6 빙저호는 상당히 먼 거리 떨어진 빙하 상류에 자리 잡고 있다 (Fig. 1).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인접한 D1 빙저호는 주변에 상당한 크레바스가 분포해 있어 육상 루트로의 접근이 불가능했다. D2 빙저호는 D1 빙저호보다 거리는 멀지만 장보고 과학기지로부터 크레바스를 피해 육상 접근이 가능한 루트를 확보했고 CryoSat-2 위성 자료(Fig. 2)에서도 활발한 고도 변화가 있음이 확인되었다(Ju et al., 2019). 또한, D2 빙저호 구역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빙하 표면 고도 관측결과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이 확인되었다(Siegfried and Fricker, 2018). Fig. 2에서 제시한 1 m/y 증가율은 D2 빙저호 수위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Fig. 2.
Cryosat-2 elevation change rate in the D2 area (2013-2017). The new boundary of Lake D2 was described from the Cryosat-2 elevation change rate. The actual lake area may be narrower than this boundary because of the viscoelastic response of the ice sheet due to the water level change (Ju et al., 2019).
장보고 과학기지로부터 육상 접근이 가능한 루트가 확보됨으로써 대량의 물자와 장비 수송이 가능해짐에 따라 D2빙저호에 대한 실질적인 현장활동 가능성이 열렸다. 위성 고도 자료 분석을 통해 D2 빙저호 지역 내 실제 호수의 존재를 파악해 낸 후, 극지연구소에서는 2016년 1차 광역 항공 레이더 조사(Lindzey et al., 2020)와 2018년 2차 정밀 항공 레이더 조사를 진행하였다(Ju et al., 2019). 그 결과 D2 빙저호에서의 레이더 반사 강도가 건조한 기반암에 비해 15 dB 더 높고, 반사율(Specularity)이 0.4를 초과하는 것을 확인하여 D2 빙저호에 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재차 확인했다(Lindzey et al., 2020). D2 빙저호의 활동성을 확인하기 위해 ICESat-2 위성 고도계 자료를 활용, 표면 고도 변화량을 관측하였다. Fig. 3은 2019년 10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3개월 간격으로 ICESat-2 고도계 분석 결과를 보여준다. 2019년 10월 자료를 기준으로 고도 자료의 변화량을 비교하여 D2 빙저호 수위 상승에 따른 빙하 표면 고도 증가를 확인하였다. 특히, 레이더 탐사 결과에서 D2 빙저호로 예측한 영역과 동일한 ICESat-2 궤도 영역에서 2 m 이상의 표면 고도 상승을 확인하였다.

Fig. 3.
ICESat-2 altimetry data from October 2019 to October 2021 (Smith et al., 2021). The dZ (y-axis) represents the difference in glacier surface elevation for each date compared to October 2019. The yellow line in Fig. 1 indicates the satellite tracks.
레이더 탐사 자료 분석으로 확보된 D2 빙저호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D2 빙저호의 수심과 호수 바닥 지형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탄성파 탐사를 설계하고, 2019년과 2021년에 각각 광역 및 정밀 탄성파 탐사를 수행하였다.
탐사 장비 및 탐사 설계
남극 빙하 위에서 수행되는 탄성파 탐사는 일반적인 육상 탄성파 탐사와는 달리, 토양이 아닌 빙하 얼음 위 쌓인 눈이나 쌓인 눈이 녹았다가 다시 얼어붙어 형성된 층에서 탐사가 진행된다. 남극의 특수한 접근성 및 기후 조건은 물론 탐사 매질의 특성으로 송신원의 설치 방식과 수신기 운영 등에서 일반적인 육상 탄성파 탐사와는 다른 몇 가지 차이점이 존재한다(Table 1).
Table 1.
Comparison of the differences between land and glacial seismic surveys.
일반적으로 탄성파 탐사에서 자료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송신원이라 할 수 있다. 남극 빙저호 탄성파 탐사 음원은 주로 폭약이 사용된다(Fichtner et al., 2023; Hofstede et al., 2013; Horgan et al., 2012; Picotti et al., 2023). 남극 내륙 빙하 지역에서는 빙하 위에 매년 적설된 눈 층(snow layer)이 존재하며, 이 눈 층이 압축되어 다져진 상태를 펀(firn)이라 부른다. D2 빙저호 지역에서 사전에 GPR 탐사를 통해 눈 층에서 단단한 펀(firn)으로 점진적 변화가 이루어지는 두께가 최소 20 m임을 확인했다. 밀도가 낮은 눈 층에서 폭약이 발파될 경우, 육상의 파쇄대와 같이 발파에 의해 생성되는 탄성파 에너지가 대부분 흡수되어 음원으로써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빙하에서 수행되는 탄성파 탐사는 고압의 뜨거운 물을 이용해 빙하 내 시추공을 만드는 열수 시추기(Hot water drilling)를 사용하여 충분한 깊이의 장약공을 만들어 폭약을 장약 후 탐사를 진행하였다. 열수 시추기는 40°C 이상의 온수를 160 bar 이상의 고압의 압력으로 분사하여 눈과 얼음을 녹여 시추공을 만드는 장비로, 25 m 깊이 시추공 1개 작업에 평균 15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시추공은 눈 층을 지나 밀도가 충분히 높은 펀층(firn layer)까지 장약공이 충분히 도달할 수 있도록 약 25 m 길이와 0.1 m 구경으로 설계하였고, 시추기로 시공 후 탐사용 폭약을 장약하였다(Fig. 4).
데이비드 빙하 빙저호 탐사에서는 국내 육상 탄성파 탐사에 주로 활용되는 나이트로글리세린 계열의 다이너마이트를 대신해 PETN (Pentaerythritol tetranitrate)을 사용하였다. PETN은 물에 대한 용해도가 낮아 시추공 내부에 남아 있는 물에 거의 녹지 않으며 폭발 후 CO2, H2O, N2만 생성되어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PETN의 폭발 속도는 8,350 m/s로 다이너마이트(6,100 m/s)보다 빠르며, 폭발 계수(TNT 기준)도 PETN이 1.66으로 다이너마이트(1.54)보다 높아 해당 탐사에 적합한 폭약으로 판단하였다. PETN은 국내법상 수입이 금지되어 있어, 뉴질랜드에서 시험 및 구매 후 선박으로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까지 운송했으며, 구매에서 운송까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1년 보관 후,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D2 빙저호까지 육상 운송 작업에 1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빙하 위에 쌓인 눈 층에 탄성파 수신기를 설치하면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은 맥락으로, 일반적으로 탄성파 신호의 수신 효율이 크게 저하된다(Albert, 1998).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탐사에서는 빙권에서의 탄성파 수신 효율과 자료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막대형 수신기(Georod)를 사용하였다(Voigt et al., 2013; Fig. 5). Georod는 가로세로 3 cm의 정사각형 모양에 길이 61 cm인 ABS (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수지 재질의 하우징과 총 4개의 수신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에폭시 수지로 방수 처리된 빙권 탐사에 특화된 수신기이다. 기존의 일반 지오폰에 비해 접지 면적이 넓고, 무리 지오폰(group geophone)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4개의 센서로부터 중합된 신호를 기록하여 신호 대 잡음비가 향상된 자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번 데이비드 빙하 탄성파 탐사에서는 막대형 수신기를 눈 속 약 5 cm 깊이에 매설하여 강한 바람과 눈보라로 인한 잡음을 최소화하였다.
또 다른 점은, 남극 데이비드 빙하 빙저호 탐사는 해발 2,000 m 남극 내륙 빙하에서 진행되며 극저온의 남극 내륙 기후(약 영하 20°C)와 절기상의 백야에 따른 강한 햇빛 그리고 거센 바람에 노출된 채 탐사를 진행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남극의 저온 환경에서는 배터리 효율이 급격히 낮아지기 때문에 탄성파 탐사 설계 시 시스템 장비의 작동 시간, 효율, 그리고 배터리 용량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이번 탐사에서 D2 빙저호 지역의 하계 기간 온도는 약 -30°C에서 -15°C 사이였으며(Fig. 6), 이에 따라 -30°C에서도 작동이 가능한 성능을 갖춘 탐사 및 전산 시스템을 선별하여 사전에 준비하였다. 탐사 시스템을 하루 4시간 운영하고 4시간 대기할 경우 운영 소비 전력(0.65 Wh/ch)과 대기 소비 전력(운영 소비 전력의 70%)을 계산하면 하루 106.08 W를 사용한다. 특히, 약 -30°C에서 배터리의 효율은 30% 수준까지 낮아져, 현장에서 사용할 배터리 용량은 최소 약 30 Ah이므로 충분한 용량의 배터리를 준비하였다(Table 2).
Table 2.
Seismic system specifications.
탐사 설계, 현장 자료 획득 및 탐사 결과
탄성파 탐사 측선은 항공 레이더 자료, CryoSat-2 위성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후 작업 효율을 면밀히 고려하여 탐사를 설계하였다. 특히 크레바스 지역을 제외하고 빙저호의 가장자리를 포함하도록 설계하였는데, 2019년 1차 탄성파 탐사에서는 19X, 19Y 두 개의 측선을, 2021년 2차 탐사에서는 21X, 21Y, 21XX, 21YY 네 개의 측선을 설계하였다(Fig. 7, Table 3). 측선 19X, 21X, 21XX 방향은 빙하 흐름 방향과 같도록 설계하였고 19Y, 21Y, 21YY방향은 빙하 흐름을 가로지르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Fig. 7.
Shot point location (red and blue dots) of the seismic survey of D2, Antarctica. The red dots indicate the shot points of the seismic survey in 2019. The blue dots indicate the shot points of the seismic survey in 2021. The survey line name position indicates the starting position of the survey. For example, the 19X line was conducted from right to left. The background image is the Landsat Image Mosaic of Antarctica (Bindschadler et al., 2008).
Table 3.
Comparison of the designs of the first and second seismic survey.
1차 탄성파 탐사(2019년)에서는 단일 중합(single fold), 수신기 48채널, 수신기 간격 15 m, 송신 간격 360 m, PETN 400 g으로 탐사 방법을 설정, 19X 측선(7 km)과 19Y 측선(5 km)을 설계하여 탐사를 진행했다(Fig. 7). 2019년 1차 탐사는 빙하 2.3 km 아래 실제 호수의 존재를 탄성파 자료를 통해 확실하게 판별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진행하였다. 총 2주 이내의 제한된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에 단일 중합 방식으로 신속히 탐사를 진행하였다. 송신원은 1번 수신기에서 30 m의 벌림으로 설정, 자료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한 번 송신 후 측선의 절반에 해당하는 케이블과 수신기 24개(1-24 채널)를 48번 채널 이후로 옮기는 구름 작업(roll along)을 수행하였다(Fig. 8). 한번 구름 작업에 최소 1.5시간이 소요되어, 하루 최대 5번의 데이터를 획득하였다. 19X에서는 18번의 구름 작업과 19번의 데이터를 획득하였고, 19Y는 11번의 구름 작업과 12번의 데이터를 획득하였다.
2019년 1차 탐사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시추공 장약 작업과 수신기 이동 작업을 동시에 진행했으며, 시추공에 폭약을 장약한 후 시추공을 메우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 시추공 내부가 단단하게 얼지 않은 상태로 탐사를 진행하여 송신 에너지 전달 효율이 낮았고 폭약의 중량이 적어 에너지 크기가 낮게 수신됨을 확인했다. 그로 인해, 호수 바닥의 반사 신호가 제대로 포착되지 않는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특히, 19X 송신 1번 지점은 크레바스와 가까워(Fig. 7) 탄성파 결과에서 크레바스에서 발생한 잡음이 호수면 반사 신호와 겹치는 문제가 생겨 해석에 커다란 방해 요소가 되었다(Fig. 9). 이에 따라 2차 탐사에서는 측선 및 방법을 보완하여 탐사를 진행하였다.
2021년 진행된 2차 탄성파 탐사에서는 음원부 폭약 장약량과 수신기 채널 수를 대폭 늘림으로써 중합 수를 확보하여 궁극적으로 정밀 자료처리를 통해 호수 아래 퇴적구조를 확인할 수 있는 품질의 자료 획득을 위한 탐사로 설계하여 진행하였다. 21X (5 km)와 21Y (4 km) 측선에서는 8 중합(8-fold), 송신 간격 90 m로 설정하고, 21XX (5 km)과 21YY (4 km) 측선에서는 4 중합(4-fold), 송신 간격 180 m로 설정하여 진행하였다(Table 3). 2차 탐사는 수신기 96채널과 수신기 간격 15 m으로 설정하였다. 8 중합 자료는 8번 송신 후 측선의 절반인 수신기 48개(1-48채널)와 케이블을 이동시키는 작업을 진행하였고, 4 중합 자료에서는 4번 송신 후 동일한 작업을 진행했다(Fig. 10). 한번 구름 작업에 최소 2시간이 소요된다. 이 과정에서 21X는 5번의 구름 작업으로 56번의 데이터를, 21Y는 4번의 구름 작업으로 40번의 데이터를 획득하였다. 1차 탐사와 달리 송신원과 수신기 간의 벌림은 1 m 이내로 유지하였다. 2차 탐사는 30일 이상의 충분한 탐사 기간을 확보하여, 하나의 측선에서 모든 시추공 장약 작업이 완료되면 탄성파 탐사를 시작하였다. 시추공은 일평균 10개의 작업이 완료되어 총 14일이 소요되었다.
2차 탄성파 탐사 현장에서는 본격적인 탐사에 앞서 송신원 세기를 크게 하기 위해 PETN의 용량에 따른 신호를 비교하였다(Fig. 11). Fig. 11의 빨간 점선 박스에서 장약 400 g은 에너지가 부족해 먼 거리의 수신기까지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으며, 1.2 s의 호수 반사면의 신호도 약하게 나타난다. 장약량을 800 g, 1,200 g으로 늘렸을 때 직접파의 세기는 400 g일 때보다 강하고 두 경우는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호수 반사면 신호의 진폭은 장약량에 비례하여 강하게 나타났다. PETN은 1개 카트리지가 400 g으로 포장되어 있으며, 현장에서 다양한 용량을 시도한 끝에 PETN 보유 수량과 송신원 수를 고려하여 장약공당 1,600 g (4개)으로 장약량을 결정하여 탐사를 진행했다. 또한, 1차 탐사와 다르게 송신 에너지 전달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시추공 내부를 눈으로 메우고, 폭약과 눈이 서로 얼어 단단하게 굳기까지 최소 1일 이상 기다렸다.

Fig. 11.
Comparison of seismic results based on explosive charge at the D2 study site during the 2019/20 season. (a) Shot gather of raw data. The amplitude appears weak in the red dashed box when the charge is 400 g. (b) Shot gather after automatic gain correction. The yellow dashed box indicates an increase in reflection signal amplitude with an increase in explosive charge.
Fig. 12는 단일 중합과 8 중합 탐사 결과를 비교한 것이다. 19X 측선에서 확인된 단일 중합 자료에서는 1.2 s 인근 얼음과 물 경계면에 의한 반사 이벤트가 보이며 이 외 호수 아래 퇴적층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 반사이벤트는 그 아래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자료 내에는 크레바스에서 발생하는 강한 잡음이 나타나 정확한 해석을 어렵게 만들며, 단일 중합자료이기에 중합 과정을 거칠 수 없어 더 이상의 추가적인 정밀 자료처리는 불가능했다. 반면, 8 그리고 4 중합 자료에서는1.2 s구간 인근에서 선명하게 나타나는 얼음과 호수 표면에서 발생한 반사 이벤트가 확인되며 그 아래 수반되는 다양한 반사 신호들이 추가로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2 s 인근에 나타나는 반사 이벤트는 위상이 역전된 형태의 반사 신호로 얼음과 물 사이의 큰 음향 임피던스 대비 때문이며, 그 아래 보이는 이벤트들은 본래의 위상으로 보이며 이는 호수 아래 퇴적층에 의한 반사 신호 그리고 고스트 이벤트가 섞여 나타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 남극 빙저호 연구에서 나타난 반사 신호 경향과 일치한다(Atre and Bentley, 1993; Brisbourne et al., 2023; Horgan et al., 2012; King et al., 2004; Peters et al., 2007; Woodward et al., 2010).
남극 빙하에서 탄성파 탐사 그리고 여러 제약
남극 빙하에서 탄성파 자료를 획득하는 데 있어 일반적인 육상 탄성파 탐사 현장과는 달리 남극의 기후 특성과 지리적 여건 등 남극 특수 상황에 기인한 어려움이 따른다. 여기서는 실제 남극 빙원에서 탄성파 탐사를 수행하면서 만났던 기술적 어려움과 현장 안전과 관련된 상황에 관해 기술하였다.
첫 번째는 남극의 극한 기후 조건에 따른 야외 탐사 활동에 대한 제약사항이다. 이번 빙권 탐사가 수행되었던 데이비드 빙하 지역은 해발고도가 2,000 m가 넘고, 연평균 기온은 -23°C로 매우 낮다. 탐사가 진행된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월까지의 기온은 남극 여름철임에도 -15°C에서 -23°C 사이를 기록하였다(Fig. 6). 이에 따라 탐사용 장비 세트 중 특히 전자부품이 포함된 장비의 경우 남극의 극저온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사양이 포함된 모델들로 준비해야 한다. 특히 탄성파 탐사기, 노트북, 그리고 배터리 등이 저온에서 오작동하거나 고장 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눈보라와 강풍 같은 기상 조건은 현장을 위험하게 만들고, 작업 일정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탐사 일정과 순서를 계획하여야 한다.
두 번째는 숨겨진 크레바스(hidden crevasse)이다. 빙저호가 위치한 지역은 위성에서 관측했던 것과 같이 표면 고도 변화와 더불어 빙저호에 의해 빙하의 흐름 속도가 빨라지므로 인장력이 증가하여 표면의 크랙이 생성됨에 따라 크레바스가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Christoffersen et al., 2018). 크레바스는 폭이 수 미터에서 수백 미터, 깊이는 수십 미터 이상으로 그 규모가 매우 다양하며 표면이 눈으로 덮여 있어 발견이 어렵다. 따라서 연구자나 차량이 크레바스를 모른 채 지나가다 추락할 경우 심각한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크레바스는 탄성파 신호를 회절시킴으로써 자료에 기록되어 데이터 해석을 방해한다. 예를 들어, 크레바스에서 발생한 다중 반사파와 회절파는 빙하 하부에서 반사된 신호와 중첩되어 해석을 어렵게 만든다(Fig. 13). Fig. 13에서는 크레바스가 만들어내는 회절 신호가 기록계에 기록되는 과정과 실제 자료에 나타나는 크레바스에 의한 신호를 제시하였다.
세 번째는 접근성 및 물류에 관한 문제로 남극은 지리적으로 매우 외진 곳에 있으며 특히 탐사 지역인 데이비드 빙하 D2 빙저호의 경우 남극 내륙 진출 전초기지인 장보고 과학기지와 직선거리로 약 270 km 떨어진 곳에 있다. 따라서 탐사 장비와 인원을 현장으로 운반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다. 인력 수송은 헬리콥터를 이용하지만, 탐사 물품과 식량, 생활 물품 등 탐사캠프 보급의 경우 장보고 과학기지에서부터 구축된 육상 남극 내륙 진출 루트(K루트)를 따라 설상차를 활용, 탐사 지역으로 장비와 물자 보급을 진행해야 한다. 이로 인해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상당하다. 또한, 탐사는 남반구 여름철인 11월부터 1월 사이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 없이 효율적으로 탐사를 진행하여야 한다는 시간 제약 또한 존재한다. 만약 임무 완수를 못 할 경우 바로 작업을 중단하고 복귀하여야 하며 남은 작업은 다음 해 하계 시즌까지 미뤄야 한다.
네 번째 제약으로는 음원 발생을 위한 폭약의 수급과 취급에 따른 문제를 들 수 있다. 빙저호 탐사에서는 주로 탄성파 음원 생성을 위해 폭약을 활용한다. 이번 탐사 지역인 데이비드 빙하의 경우에도 그 두께는 2 km 이상으로 망치나 엽총 같은 일반적인 송신원 방법을 통해서는 탐사에 충분한 에너지를 생성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남극에서 폭약을 사용하는 데는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며 친환경적인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제약이 있다. 따라서 주로 PETN을 사용하지만, 이는 국내 수입이 금지된 물질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직접 남극으로 수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다섯 번째로는 탐사 인력에 대한 제약이다. 남극의 혹독한 기후와 낮은 온도는 사람의 신체적, 정신적 부담을 많이 증가시킨다. 영하 20°C 이하의 온도에서 장시간 야외 작업을 하는 것은 저체온증, 동상, 탈수, 피로 등 여러 위험을 동반한다. 이러한 이유로 교대식 근무 혹은 많은 인력을 투입하여 단기간 작업을 끝낼 수도 있지만 남극의 접근성 문제로 인한 비용과 공간적 시간적 문제로 불가능하다. 특히 탐사 캠프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12명으로 제한되어 있고 여기에는 안전요원 2인, 의료진 1인, 시추 작업자 1인 그리고 중장비요원 2인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므로 탄성파 탐사 전담 인력은 최대 6명을 넘을 수 없다. 이로 인해 상당한 피로감과 노동력을 추위에서 견뎌내야 하는 강인한 체력을 가진 인원이 필요하다. 또한, 고립된 환경으로 인해 의료 지원이 제한적이므로 긴급한 의료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 만약 탐사 중 심각한 사고나 건강 문제가 발생하면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마지막 여섯번째는 자료처리에 관한 내용으로 남극 빙원에서 획득한 탄성파 자료는 일반적으로 육상 탄성파 자료와 유사하게 다뤄지게 되지만, 자료처리 과정에서 빙하 환경의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Johansen et al., 2011; Peters et al., 2008; Zechmann et al., 2018). 눈, 바람, 크레바스 등 빙하 환경에 의해 발생된 잡음, 남극의 접근성과 극저온 등 극한 현장상황에 따른 현장작업의 제한으로 인한 낮은 폴드 수의 자료 등은 궁극적으로 최종 탄성파 단면의 품질을 낮추게 된다(Johansen et al., 2011; Zechmann et al., 2018). 특히 강한 바람이나 눈 다져짐 상태, 크레바스의 위치나 크기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잡음의 수준과 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일관되게 처리하기 위한 필터링, 신호처리 기법을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또한 빙하는 높은 탄성파 속도와 낮은 밀도의 물성을 가지므로, 상부의 빙하층이 하부의 호수층 혹은 퇴적층에 비해 고속도층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상부 고속도층의 존재는 주요 반사 신호의 왜곡과 간섭을 일으키며, 속도분석을 복잡하게 하여 정확한 속도모델을 구축하는데 어려움을 준다. 빙하와 하부의 수층의 경계면에서는 강한 임피던스 대비로 인해 고스트 이벤트와 다중반사파가 발생한다(Peters et al., 2008). 하지만 빙저호에서 발생한 고스트 이벤트는 일반적인 해양 환경의 고스트나 다중반사파와 다른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고스트 제거 혹은 다중반사파 처리 기술을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다.
결 론
극지연구소에서는 남극 내륙에서의 대기, 천문 및 우주과학 분야 관측과 극지방에서 나타나는 급격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남극 연안 해양조사, 남극 고환경 및 빙하 연구, 남극 대륙 지질 및 지구물리탐사 등 남극대륙에서의 다학제 연구 활동 지원과 본격적인 남극 내륙 진출 전초기지로의 활용을 위해 2012년 남극 빅토리아랜드 테라노바만에 장보고 과학기지를 건설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 그리고 K루트라고 불리는 장보고 과학기지 기반 남극 내륙 진출 루트, 빙원 캠프시설, 설상차 등 관련 남극 연구 인프라를 활용하여 국내 최초로 남극 빙저호를 대상으로 수행된 탄성파 탐사에 대해 빙권에서의 탐사 방법과 그 결과, 제약사항 등 탐사 실무 전반에 관해 상세히 기술하였다.
탄성파 탐사 대상인 남극 데이비드 빙하 빙저호(D1~D6)는 최초 위성 관측자료 분석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극지연구소에서는 데이비드 빙하 빙저호를 대상으로 정밀 표면 고도 변화 분석 및 항공 레이더 탐사를 통해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육로를 통해 접근이 가능한 데이비드 빙하 D2 빙저호에 관한 기초 정보를 수집하였다. 특히, 레이더 자료 분석을 통해 D2 빙저호 구역 내 빙하의 정확한 두께, 빙하 아래 호수 존재를 재차 확인, 빙하 아래 세부 지형정보를 확보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빙저호 시료 채취를 위한 최적의 시추 위치 선정을 위한 탄성파 탐사를 계획, 2019년 그리고 2021년, 탄성파 탐사를 진행하였다. 탄성파 탐사는 남극 환경에 적합한 PETN 폭약과 막대형 수신기를 사용하여 저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자료를 수집할 수 있도록 설계하여 진행하였다. 특히, 사전에 GPR 탐사를 통해 눈-펀(snow-firn) 층 두께를 파악, 폭약을 25 m 이상 깊이의 시추공에 설치해 밀도가 낮은 눈 층에서 폭약 발파를 피하고 단단한 펀(firn) 층에서 발파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에너지 전달 효율을 높이고, 막대형 수신기를 활용, 수신기 접지 면적을 넓혀 수신 효율도 크게 향상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남극 내륙 해발 2,000 m 빙원에서 국내 최초로 수행된 빙권 탄성파 탐사 활동으로써 빙하두께 2,300 m 아래 분포하는 빙저호의 규모와 퇴적층 확인, 정밀 빙하 하부 구조 파악에 성공한 최초의 사례로, 향후 남극 내륙 내 다른 빙하 하부 구조 조사와 차기 빙저호 연구를 위한 탐사 설계에도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판단된다.










